시리즈의 마지막: 이론을 실전으로
1화부터 5화까지 팩터 투자의 개념, 스크리닝 룰 설계, 통합 점수 모델, 백테스트 구조, 리밸런싱 전략을 다뤘다. 이번 6화에서는 이 모든 것을 국내 실제 종목에 적용해 본다. 주의할 것은 이 글은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니라는 거다. '이런 방식으로 접근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가'를 보여주는 시뮬레이션일 뿐이다. 실제 투자 결정은 최신 데이터를 직접 확인하고 본인이 판단해야 한다.
☞ 본 글은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데이터 기반 종목 선정법
1화. 팩터 투자란 무엇인가
2화. 재무·시장 지표 조합 설계
6화. 코스피·코스닥 종목군 팩터 포트폴리오 ←
포트폴리오 설계 조건 설정
먼저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기본 조건을 정한다. 이 조건은 앞서 배운 내용을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 유니버스: 코스피 + 코스닥 전 종목. 단 시가총액 1,000억 원 미만, 최근 2년 내 적자 기업, 일평균 거래대금 5억 원 미만 종목은 제외한다.
● 팩터 구성: 가치 점수(40%) + 퀄리티 점수(35%) + 모멘텀 점수(25%)
● 최종 선정 종목 수: 15개 내외
● 업종 분산 기준: 단일 업종 30% 초과 금지
● 리밸런싱 주기: 분기 1회 (분기 실적 공시 후)
● 참고 기준 시점: 2024년 하반기 ~ 2025년 상반기 재무 데이터
스크리닝 1단계: 유니버스 필터링
코스피·코스닥 전체 상장 종목은 약 2,500개다. 여기서 기본 조건을 적용해 후보군을 좁혔다. 시가총액 필터, 수익성 필터, 유동성 필터를 적용하면 약 600~700개 종목이 남는다. 이 중에서 금융업(은행, 보험, 증권)은 별도 기준을 적용한다. 금융업은 부채비율이 구조적으로 높기 때문에 비금융업 기준을 그대로 적용하면 전부 탈락한다.
스크리닝 2단계: 팩터 점수 계산
남은 600여 개 종목을 업종별로 분류한 뒤 각 지표의 업종 내 순위를 매겼다.
가치 점수 기준
● PER: 업종 내 하위 30% 이하 → 높은 점수
● PBR: 업종 내 하위 30% 이하 → 높은 점수
● EV/EBIT: 업종 내 하위 30% 이하 → 높은 점수
퀄리티 점수 기준
● ROE: 업종 내 상위 30% 이상 → 높은 점수
● 영업이익률: 업종 내 상위 30% 이상 → 높은 점수
● 부채비율: 업종 내 하위 30% 이하 → 높은 점수 (역방향)
모멘텀 점수 기준
● 12개월 수익률(최근 1개월 제외): 전체 종목 내 상위 30% → 높은 점수
실제 포트폴리오 구성 사례
이 조건을 2024년 하반기~2025년 상반기 데이터에 적용했을 때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업종군과 대표 기업들을 소개한다.
그룹 A: 가치 + 퀄리티 높은 종목 군 (금융·자동차)
KB금융은 2024년 기준 은행업 내에서 높은 ROE와 꾸준한 이익 창출로 퀄리티 점수가 우수하다. PBR은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편에 속하면서도 수익성은 견고하다.
KB금융그룹의 PBR은 2022년 0.45배에서 2024년 0.62배로 상승했다. 총 주주환원율도 2022년 27.9%에서 2024년 39.8%까지 크게 개선됐다. 정부로부터 밸류업 우수기업 경제부총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치 점수와 퀄리티 점수가 동시에 높게 나오는 구간이었다.
현대차는 2024~2025년 글로벌 판매 호조와 수익성 개선이 맞물렸다. 자동차업 내에서 PBR이 낮으면서도 영업이익률이 견조하게 유지됐다. 가치 팩터와 퀄리티 팩터 점수 모두 업종 내 상위에 위치할 수 있는 구간이었다.
이 두 종목은 가치 + 퀄리티 조합이 강한 코스피 사례다. 저 PBR 고 ROE의 전형적인 패턴이다.
그룹 B: 모멘텀 + 퀄리티 높은 종목 군 (방산·산업재)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2025년 방산 수출 호조와 함께 이익 성장이 뚜렷했다. 2025년 하반기 전략에서도 조선·방산이 주도업종으로 꼽혔다. 모멘텀 점수는 이 시기 전 업종 중 최상위권에 들었다. 영업이익률이 빠르게 개선되며 퀄리티 점수도 함께 높아졌다.
방산 업종의 특징은 정책 수혜와 수출 모멘텀이 결합한다는 점이다. 실적 개선이 주가 상승과 함께 나타나는 모멘텀 + 퀄리티 패턴의 전형이다.
HD현대중공업도 같은 흐름이다. 조선 업황 회복으로 수주 잔고가 늘고 영업이익이 개선됐다. 2025년 하반기 전략에서 SK하이닉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HD현대중공업이 주주환원 및 글로벌 경기회복 수혜 종목으로 거론됐다.
그룹 C: 가치 + 모멘텀 높은 종목 군 (에너지·화학)
에너지와 화학 업종은 경기 사이클과 맞물려 가치 팩터와 모멘텀이 교차하는 특징이 있다.
이 그룹에서는 업종 내 PER·PBR이 낮으면서 최근 12개월 주가 흐름이 개선된 기업을 찾는다. 2024년 한국 증시에서 저 PER, 저 PBR, 고배당 스타일 종목 군이 이례적으로 높은 성과를 보였다. 저 PBR 롱-코스피 기준 연간 초과 수익률이 +10.5% p에 달했다.
에너지와 정유 관련 종목에서 이 조건이 충족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룹 D: 코스닥 성장 + 퀄리티 종목 군 (바이오·IT부품)
코스닥은 코스피보다 변동성이 크다. 팩터 점수 적용 시 모멘텀 변동폭이 크기 때문에 퀄리티 점수를 더 엄격하게 적용하는 것이 좋다. 코스닥에서는 꾸준히 영업이익이 흑자인 기업, ROE가 15% 이상이면서 최근 12개월 수익률이 상위 30%에 드는 종목을 우선 선발한다.
바이오 중에서는 흑자 전환 이후 이익이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기업, IT부품 중에서는 주요 고객사향 물량이 늘어나는 기업이 이 조건에 부합한 경우가 많다.
가상 포트폴리오 구성 예시
위의 조건을 종합하면 다음과 같은 업종 배분이 나온다. (특정 종목 추천이 아닌 업종별 배분 비율 예시다)
업종별 비중 예시 (총 15개 종목)
● 금융 (은행·보험·증권): 2개, 13%
● 자동차·부품: 2개, 13%
● 방산·조선: 2개, 13%
● 반도체·IT하드웨어: 2개, 13%
● 화학·에너지: 2개, 13%
● 소비재·유통: 2개, 13%
● 코스닥 (바이오·IT부품): 3개, 20%
이 구성의 특징은 세 가지다.
첫째, 단일 업종이 30%를 넘지 않는다. 업종 집중 리스크를 막는다.
둘째, 코스피와 코스닥을 혼합한다. 코스피의 안정성과 코스닥의 성장성을 함께 취한다.
셋째, 팩터 유형이 다른 종목이 섞인다. 가치형, 퀄리티형, 모멘텀형이 공존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한다.
이 포트폴리오의 시장 환경별 예상 거동
팩터 포트폴리오는 시장 환경에 따라 다르게 반응한다.
상승장(2024년 하반기처럼 모멘텀 강세 구간): 모멘텀 점수가 높은 방산·조선·IT 종목이 강하게 반응한다. 이 구간에서는 모멘텀 비중을 높인 구성이 유리하다.
불확실성 높은 횡보장: 퀄리티 점수가 높은 금융·자동차 종목이 방어력을 발휘한다. 이익이 안정적인 기업은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다.
가치 회복 구간(코리아 밸류업 정책 수혜): 저 PBR 고 ROE 금융주와 자동차주가 재평가된다. 저 PBR 팩터 강세가 나타나기 위해서는 패시브 펀드의 저 PBR 팩터 베팅이 작동해야 한다. 또한 자본대비 효율성이 높은 종목 군은 중장기 핵심 알파 원천이 된다.
통합 점수 모델이 실제로 걸러낸 것들
이 과정을 거치면서 자연스럽게 탈락하는 종목 유형이 있다.
탈락 유형 ①: PBR은 낮지만 이익이 없는 기업
가치 점수가 높게 나와도 퀄리티 점수에서 걸린다. 적자이거나 ROE가 음수인 기업은 통합 점수가 낮다. 이것이 단순 저 PBR 투자와의 차이점이다.
탈락 유형 ②: 최근 주가가 급등했지만 실적은 아직인 기업
모멘텀 점수는 높지만 퀄리티와 가치 점수가 낮다. 기대만으로 오른 종목이다. 통합 점수에서 균형을 잡으면 이런 종목은 자연스럽게 걸러진다.
탈락 유형 ③: 재무는 좋지만 주가가 3년째 제자리인 기업
가치와 퀄리티 점수는 높아도 모멘텀 점수가 낮다.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신호다. 이런 종목은 당장 편입보다는 모멘텀 신호가 나타날 때를 기다린다.
팩터 포트폴리오 운영 시 현실적인 주의사항
이론적으로 완성도 높은 포트폴리오도 실전에서는 변수가 생긴다.
거래비용 현실화: 국내 주식 거래세와 수수료를 감안해야 한다. 분기마다 5~6개 종목을 교체하면 연간 약 1~1.5%의 거래비용이 발생한다. 이 비용이 초과 수익을 갉아먹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세금 고려: 해외 주식과 달리 국내 상장 주식은 금융투자소득세 과세 기준이 적용된다. 연간 수익에 따라 과세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공시 지연 문제: 분기 보고서가 공시되기 전에 리밸런싱 하면 미래 데이터 유출과 같은 오류가 생긴다. 공시 완료 확인 후 데이터를 업데이트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 시리즈를 마무리하며: 데이터 기반 투자의 본질
6화에 걸쳐 팩터 투자의 전 과정을 다뤘다.
1화에서 팩터의 개념을 배우고 2화에서 스크리닝 룰을 설계하고 3화에서 점수 모델을 만들고 4화에서 백테스트로 검증하고 5화에서 리밸런싱 원칙을 익혔다. 그리고 6화에서 실제 종목 군에 적용했다. 이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는 것은 반복 가능한 의사결정 프로세스다.
가치와 성장을 아우르는 더 높은 수익성 창출을 위해 전략과 지수 개발이 필요하다. 이 지점에서 단순 저평가 지표가 아닌 통합 점수 접근이 중요하다. 하지만 시장은 변한다. 어떤 팩터가 잘 되는 시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시기가 있다. 하지만 데이터에 기반한 일관된 프로세스를 유지하면 장기적으로 시장 평균을 앞설 수 있다. 이것이 팩터 투자의 핵심 명제다.
이 시리즈는 '① 실전 투자 시리즈: 데이터 기반 종목 선정법'의 마지막 편이다. 이어지는 ② 글로벌 마켓 시리즈에서는 이 팩터 투자 시각을 바탕으로 글로벌 거시경제와 자산 로테이션 전략을 다룬다.
☞ 본 글은 투자 정보를 제공하기 위한 목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특정 종목의 매수·매도를 권유하는 글이 아닙니다. 투자 결정은 반드시 본인의 판단과 책임 하에 이루어져야 합니다.

0 댓글